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기록

그리운 바다, 정동심곡바다부채길

by 도토리초록별 2020. 3. 11.

 

 

바다가 그리운 어느 봄날, 강원도의 정동진으로 떠났습니다. 동해의 깊고 푸른 기운을 느껴보고 싶어서입니다. 목적지는 강릉의 정동심곡바다부채길정동진항부터 심곡항까지 거친 해안절벽 옆을 따라 걷는 해안길로,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걸을 수 있어 바다의 기운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곳입니다.

 

 

오랜 기간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있어 일반인들은 갈 수 없다가 국토부 개발사업에 선정돼,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오랜 협의를 거쳐 드디어 2017 6월부터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 바닷가 절벽 아래 해안길입니다. 게다가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안단구가 남아 있어 길의 가치가 더해집니다.

 

 

제가 간 날은 3월 하순으로, 바람은 좀 불었지만 날은 화창하고 걷기에 적당했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와 본 곳이지만 봄에 찾는 강릉 바다는 춥거나 덥지 않은 적당한 날씨에 번잡하지 않아 여유롭게 바다를 즐기기에 꽤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깊고 파란 동해의 물색은 사계절 어느 때나 변함이 없고요~

 

 

걷는 길은 정동진항이나 심곡항 어디서 출발하든 상관없습니다. 각자 좋은 여행 동선에 맞추면 된답니다. 저는 남쪽에 위치한 심곡에서 출발해 정동진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오른쪽에 바다를 두고 걷는 방향입니다.

 

 

심곡 매표소를 지나 바다부채길로 접어듭니다. 야트막한 계단을 오르니 앞으로 걸어갈 해안길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살짝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평지길을 걷기도 하며 해안절벽을 따라 길은 굽이굽이 이어집니다. 탐방로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이 해안절벽을 따라 걷기 불가능한 지형입니다. 이렇게 바다와 맞붙은 탐방로 덕분에 바다가 이마에 닿을 듯, 몰려오는 파도가 제 몸을 덮쳐올 듯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눈과 귀가 시원합니다. 가슴까지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바다의 현장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바다부채길의 최고 매력입니다.

 

 

해안을 따라 걷다가 보면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기묘한 바위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조금 걷다 보니 부채모양의 바위가 나옵니다. 바다부채길이란 이름이 붙게 된 바위입니다. 부채바위 앞으로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어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벤치에서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먼바다를 감상하며 앉아있기도 좋고, 심곡항 쪽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바라보아도 좋습니다.

 

 

투구 모양의 바위, 색깔도 가지가지인 바닷가 바위들을 감상하며 길을 이어갑니다. 지금 내가 걷는 해안단구는 평범한 절벽으로 보이지만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곳이라고 합니다. 2300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땅이 솟아오르는 융기 작용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서 동해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상상조차 힘든 긴 시간 동안 일어난 땅과 바다의 움직임, 자연의 역동이 지금 내가 눈으로 보고 있는 이 풍경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니 잠시 숙연해집니다. 큰 자연과 긴 시간 앞에 서 있는 우리 인간은 얼마나 작은지 돌아보게 하는 길입니다.

 

 

길은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 주차장까지 총 3km 길이로 이어지며, 천천히 걸어도 편도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바다가 그리운 날, 호젓하게 바다를 즐기고 싶은 때 훌쩍 떠나보기 좋은 곳입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2020. 03. 11 OPEN 금일 입장가능합니다 입장가능시간 : 09:00 ~ 15:30 기상상황에 따라 고객의 안전을 위해 개/폐장여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기상특보 (풍랑주의보, 풍랑경보 등) 발령시 고객의 안전을 위해 바다부채길 입장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용객 여러분의 양해바랍니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정동진 해안단구 탐방로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

searoad.gtdc.or.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