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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

[3월에 가볼만한 곳] 섬진강 강변길

by 도토리초록별 2020. 3. 6.

 

봄이 그립습니다! 올해는 봄이 더 애타게 기다려집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빨리 봄이 오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좋겠습니다. 환자들은 무사히 낫고, 고생 중인 방역당국과 의료진들은 조금만 더 힘내시길 응원합니다. 평범한 일상이 멈춘 코로나 정국에서 생업에 곤란을 겪고 몸과 마음이 움추러든 우리들도 다가오는 봄기운에 기운을 내고 희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3월에 가볼만한 곳, 봄기운을 제대로 받기 좋은 곳으로 구례, 하동 일대의 섬진강 강변길을 소개합니다.

 

 

어느 해 3월 중순, 섬진강 강변길을 걸으러 전남 구례에 갔습니다. 봄의 전령사 매화와 산수유, 섬진강 물줄기와 어우러진 강변 모래톱이 보고 싶었거든요. 봄의 기운을 받으러 떠난 길입니다.

섬진강은 전북 진안에서 발원해 남해 광양만으로 빠져나가는 물줄기입니다. 길이만 225km에 달하는 긴 강입니다. 이번에 제가 간 섬진강은 이 중 화개에서 시작해 하동송림까지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화개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로 잘 알려진 화개장터가 있는 바로 그곳입니다.

 

 

화개부터 하동송림까지 이어지는 섬진강변 21km를 걷기 좋게 정비했다고 해서 마음먹고 찾은 길입니다.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하루에 21km를 다 걸어볼 목표로 화개에서 도보를 시작합니다.

날은 화창합니다. 미세먼지도 없고 공기도 맑기만 합니다. 화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화개장터 옆으로 걸어나오면 섬진강 강변길로 쉽게 이어집니다. 와 섬진강이다~ 섬진강 물줄기와 은빛 모래톱이 내가 걷는 내내 오른쪽으로 친구가 되어주는 멋진 길입니다.

 

 

노란색 산수유가 방긋 웃으며 얼굴을 내밉니다. 와 봄이구나. 안녕, 봄을 알려줘서 고마워~

질세라 아기자기한 푸른 녹차밭도 나타나고,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스칩니다. 매화가 피어나 있네요. 아름다운 향기로 봄이 왔다고 신호를 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꽃, 매화 앞에서 한참을 쉬어갑니다. 나를 사로잡는 향기에 그 단정한 모습에 봄기운을 오래도록 받아봅니다.

 

 

길을 걷다가 강변으로 내려가 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물빛을 바라보며 은빛 모래톱도 걷습니다. 강 건너 저편의 나무와 산세가 은은한 풍경화를 완성시키고 있네요. 참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봄기운이 몸과 마음에 스미는 기분이 듭니다. 섬진강이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있구나 느껴졌습니다.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섬진강이지만 종일 혼자만 걸었다면 꽤 적적했을 겁니다. 하지만 우연히 좋은 분과 동행하게 되는 행운이 저를 찾아와주었답니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이렇게 여행지에서 여행 친구를 만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구례에서 같은 숙소에 묵고, 각자 같은 방향의 시외버스를 탔다가 말을 트게 돼 함께 섬진강을 걷게 된 겁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오전 한나절을 함께 걸으며 대화도 나누며 따로 또 같이 서로의 여행을 즐겼습니다. 오후에는 각자의 동선이 달라 헤어졌는데 숙소로 돌아오는 시외버스에서 또 만나는 우연까지 겹쳐 서로 놀라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후 나머지 여행길도 따로 또 같이 여행을 이어갔답니다.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걸어서 좋았고, 함께 섬진강의 느낌을 공유할 수 있어 여행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인연, 새로운 만남이 열려있는 게 여행이구나 또 깨닫습니다.

 

 

우리는 함께 걷다 평사리에서 헤어지고, 저는 하동송림까지 이어지는 강변길을 혼자서 마저 걸었습니다. 하동에 가까워질수록 강폭이 넓어집니다. 점점 하구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걷다 보니 저 멀리 강에서 뭔가를 잡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배가 떠 있고, 그 옆으로 물에 서서 작업을 하는 게 보입니다. 뭘까? 아 말로만 듣던 벚굴 채취 현장입니다. 벚꽃이 필 무렵 섬진강 하구에서 잡아 올린다는 벚굴을 채취하는 어부들입니다. 굴 서너 개가 붙어있는 모습이 벚꽃 모양이라 붙었다고도 하고, 벚꽃이 필 때 잡는 굴이라고 해서 벚굴이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합니다. 벚굴. 낭만적인 이름이란 생각이 듭니다.

 

 

벚굴을 따는 강가를 지나며 점점 다리가 묵직해집니다. 몇 번을 쉬며 걸어왔지만 20km 넘는 길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이제 하동송림이 거의 다 왔습니다. 오늘 하루는 힘이 들기도 했지만 고요하고 평화로운 섬진강을 제대로 느낀 터라 마음이 뿌듯합니다. 걷기의 반은 동행하는 친구가 있어 덜 적적했고요. 봄기운 가득한 섬진강 강변길 참 좋았습니다. 다시 찾고 싶은 길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시 와야지 마음을 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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