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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8

미암박물관 옆 노거수 홍매(2022.3.24) 전남 담양 창평, 미암 류희춘 선생의 흔적이 어린 동네에서 400년 된 노거수 홍매화를 만났다. 구불구불 휜 나무줄기에서 깊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줄기 끝에 겨우겨우 피워낸 기품 있는 연분홍 홍매화가 살포시 반겨준다. 보호수 팻말에는 수령이 400년이라고 쓰여있다. 긴 세월을 해마다 꽃을 피우며 생명을 이어온 매화나무에 경외심이 든다. 거의 만개한 듯 보이는데 꽃송이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서 더 애처롭고 또 대단하다. 이 매화나무가 있는 집은 꽃대궐이다. 매화나무 뒤로 홍매, 백매가 흐드러지고 노란 수선화, 명자나무까지 온갖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있다. 이 집을 가꾸는 어르신은 들릴 때마다 보면 쉬지 않고 꽃들을 가꾸고 다듬고 계시다. 그 지극한 마음과 정성이 아름다운 봄날을 만들어내고 있다. .. 2022. 4. 3.
장성 필암서원과 매화(2022.3.24) 필암서원에서 고운 매화를 만났다. 활짝 핀 매화 감상과 함께 호남 제일의 유학자 하서 김인후의 흔적도 살펴보는 일석이조의 여행이다. 필암서원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된 한국의 서원 9곳 중 하나다. 한국의 서원은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까지 조선시대 지방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된 대표적인 사립성리학 교육기관이다. 현재 한국에 있는 670여 개 서원 가운데 대표적인 9개 서원이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9개 서원으로는, 돈암서원(논산), 무성서원(정읍), 필암서원(장성), 남계서원(함양), 도동서원(달성), 소수서원(영주), 도산서원(안동), 병산서원(안동), 옥산서원(경주)이다.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자료) 필암서원은 성리학자인 하서 김인후를 기리기 위해 15.. 2022. 4. 2.
전남대 홍매 활짝(2022.3.24) 전남대 교정에 홍매가 활짝 폈다. 은은한 향기에 정신이 맑아지고, 멋진 자태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지금껏 꽃을 피운 전남대 홍매를 본지 두세 번 이상 되지만, 올해 기회가 닿아 다시 만나서 반갑다. 딱 좋은 때 만난 것도 행운이다. 전남대 홍매는 임진왜란 의병장 고경명 장군의 손자인 고부천이 1621년 명나라에 특사로 갔을 때 희종 황제로부터 한 그루를 선물로 받아 고향인 담양 창평에 심었고, 그의 11대 손자인 고재천 교수가 1918년 기력이 다한 매화를 취목으로 포기나누기를 해 키우던 것을 1972년 전남대에 기증한 것이 지금껏 자라고 있다고 한다. 지금껏 이 매화가 전남대 대명매로 흔히 불려 왔는데, 그 의미가 명나라 황제가 하사한 나무라는 사대주의적 색채가 강하고 현재의 매화가 당시의 매화나.. 2022. 3. 31.
공주소읍기행, 박찬호골목과 공산성, 제민천맛집 지난 2월 백제의 흔적이 어린 역사도시, 공주로 소읍기행을 다녀왔다. 국립공주박물관에서 하는 무령왕릉 발굴50주년 특별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작년 9월부터 시작한 전시회가 3월 6일이면 마감이라, 놓칠세라 나선 길이다. 오고 가는 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1시간 반이면 도착이라, 운전의 부담도 없고 이동시간도 짧아 발걸음마저 가볍다. 공주는 삼국시대 백제의 도읍이었던 역사도시다. 한성(서울)에서 웅진(공주)으로, 이어서 사비(부여)로 옮기며 600여 년의 역사를 이어간 백제의 주요 무대다. 그래서 공주엔 백제의 흔적이 짙다. 2015년에는 공주의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익산, 부여의 유적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었다. 제일 먼저 국립공주박물.. 2022. 3. 1.
진묘수와 떠나는 백제여행, 무령왕릉 발굴50주년 특별전 1971년 7월 무령왕릉의 극적인 발견과 발굴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무덤 주인이 밝혀진 유일한 삼국시대 왕릉, 한 번도 도굴되지 않은 온전한 무덤, 백제의 뛰어난 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 등 수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 -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특별전시 중에서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특별전시를 하고 있는 충남 공주의 국립공주박물관을 다녀왔다. 작년 9월부터 시작한 특별전시가 곧 종료될 예정이라 서둘러 다녀온 길이다. 특별전시는 3월 6일까지다. 이번 특별전시회에는 1971년의 무령왕릉 출토 유물 5,232점 전체를 공개하는 자리가 놓치기 아까웠다. 국립공주박물관 마당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석상, 진묘수다. 진묘수는 무덤을 지키는 상상 속의 동물이.. 2022. 2. 28.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 섬과 섬을 잇는 노둣길을 따라 열두 사도 예배당을 만나는 고즈넉한 길, 전남 신안의 기점도, 소악도 순례자의 길을 걷다 5월 중순의 날씨는 화창하고 바다는 잔잔하다. 걷기에 좋은 날이다. 목포와 다리로 연결된 압해도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대기점도로 들어간다. 배 타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다. 대기점도에 도착하면 노둣길을 따라 인근의 섬인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까지 이어 걸을 예정이다. 이렇게 4개의 섬에 흩어져있는 열두 사도의 예배당을 모두 걸으면 대략 12km가량 된다. 국토의 서남쪽 끝 다도해에 자리 잡은 작은 섬들에 어떻게 예배당이 있는 순례길이 만들어진 걸까. 그것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지원사업으로 가능했다. 섬 주민들이 지역의 특색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면 지자체와 전문가들이 도와서.. 2020.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