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기록

힐링 바다여행, 안면도 삼봉해변

by 도토리초록별 2020. 3. 28.

 

며칠 전 바다를 그리워하는 친구와 함께 안면도 삼봉해변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는 배를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에 가고 싶어 했지만 그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섬 출입을 자제할 때라 차선책으로 사람 없는 바닷가를 찾아가 잠시 쉬고 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떠난 곳이 충남 태안의 삼봉해변입니다.

충남 태안의 안면도는 섬이긴 하지만 다리가 놓여있어 섬이란 생각이 잘 들지 않는 곳입니다. 육지와 안면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길지 않아 잠시 한눈을 팔면 언제 안면대교를 건넌지도 모르고 지나갈 정도니까요. 섬은 왠지 멀리 외진 곳에 있어야 할 것 같고, 섬까지 가는 길이 불편해야 섬에 갔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렇지 않으니 섬에 대한 설렘이 다소 약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면도는 그런 약점을 상쇄할 만큼의 수려한 바다 풍광을 뽐내는 곳이니 괜찮습니다.  

 

 


예전에 중고등학교에서 배웠던 리아스식 해안을 기억하시나요. 여기 태안 일대가 바로 리아스식 해안입니다. 바다와 육지가 만들어 내는 해안선이 다채롭기 그지없습니다. 육지가 가라앉거나 혹은 해수면이 상승해서 이런 지형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닷가 풍경도 다양합니다. 고운 모래 해변이 이어지고 그 옆으로 가파른 기암괴석이 있기도 하고, 넓은 뻘이 발달하거나 해안선이 돌출하거나 안으로 옴폭 들어가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해안선이 펼쳐집니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곳이 바로 태안의 바닷가입니다. 북쪽의 학암포부터 모래사구가 발달한 신두리 사구, 넓은 모래사장이 장관인 만리포 해변 등 수려한 곳이 많지만 이번에는 안면도의 삼봉해변을 찾았습니다. 

 

 

삼봉해변은 고운 은모래 해변이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곳입니다. 보기만 해도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바닷가 한쪽 끝에는 삼봉이란 이름이 붙게 된 세 개의 봉우리가 솟은 기암괴석이 자리 잡고 있고요. 바닷가 모래 해변 안쪽으로는 해변을 따라 곰솔 숲이 우거져있어 볕을 피해 오붓하게 걷기도 좋습니다. 

삼봉해변에서 보낸 고즈넉한 오후 산책길을 소개합니다. 함께 걸어보세요~ 

 

 

광활하게 펼쳐지는 큰 바다에 사람은 없고 갈매기만 여유롭게 쉬고 있습니다. 고요하고 넓은 바다에서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집니다. 큰 자연 앞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삼봉해변에서 기지포해변 방향으로 천천히 바닷가를 따라 걸어봅니다.

 

 

볕이 뜨겁게 느껴질 때 쯤 해변 옆 곰솔 숲으로 들어갑니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소나무인 곰솔이 우거진 길입니다. 지나는 바람결에 향긋한 솔향기가 솔솔 묻어나고, 사각사각~ 소나무 낙엽이 수북한 길을 걷는 발걸음 소리가 경쾌합니다. 오감이 살아나는 길에 절로 행복해집니다.^^

 

 

솔숲을 걷다 바라보는 바닷가 풍경이 아스라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가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그래, 수고했어 좀 쉬다 가" 바다가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토닥여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은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조성해서 관리하는 도보길인 '해변길'이 통과하는 구간입니다. 해변길은 학암포부터 영목항까지 해안선을 따라 길이 이어지며, 그중 이 곳은 5번째 코스인 '노을길'이 지나는 곳입니다. 볼거리가 많고 길이 순해 인기가 좋은 코스입니다.  특히 이 구간은 무장애 탐방구간으로 조성돼 있어 어린이나 노인도 바다와 곰솔 숲을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생태관찰로를 걸으며 사구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할 수도 있고요. 

걷다 지치면 언제든 앉아 쉬기 좋은 나무의자도 많이 있습니다. 참 걷기 좋은 곳입니다.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바닷가에 앉아 오래도록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햇빛을 받은 바다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알 수 없습니다. 자연이 참 그윽하고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있어야할 자리에 때에 맞춰 자신의 몫을 하고 있는 자연의 순리는 언제나 감동입니다. 인간이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감동이 되는가 봅니다. 부족함을 힐난하지 않고 언제나 넉넉하게 안아주는 느낌까지 더해지니 큰 위안이 됩니다. 이런 자연과 어울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자꾸 집 밖을 나와 바다로 산으로 숲으로 가나 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