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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독일

신성로마제국의 출발, 마그데부르크

by 도토리초록별 2020. 3. 31.

독일의 작센안할트주의 중심 도시인 마그데부르크를 방문했습니다. 옛 동독의 주요 도시들을 돌아보는 독일 일주 여행 중 들린 곳입니다. 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의 로스톡과 바르네뮌데에서 시작해, 호숫가의 아름다운 고성이 있는 슈베른을 거쳐 이제 마그데부르크에 도착한 길입니다. 방문한 날은 2016 8 27일입니다.

마그데부르크는 신성로마제국를 세운 초대 황제인 오토 1세의 도시입니다. 독일 최초의 고딕식 건축물로 꼽히는 마그데부르크 대성당, 루터가 설교했다고 알려진 요하니스교회가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건축가이자 화가인 훈데르크 바서의 건축물 그린시타델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오토 1세는 마그데부르크를 근거지로 신성로마제국을 세웠습니다. 기독교 제국을 표방하며 세워진 신성로마제국은 중세부터 근대까지 유럽의 왕국들이 교회의 권위를 이용해 서로 손을 잡으며 유럽의 역사를 이끌어온 막강한 영향력의 정치종교세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성로마제국의 출발점이 된 역사적인 도시, 마그데부르크에서 시티투어를 시작합니다.

여행의 출발은 962년 신성로마제국의 초대 황제에 오른 오토 1세의 기마상입니다.  우리가 간 날은 아쉽게도 공사중입니다.

 

마그데부르크의 시장이자 물리학자였던 오토 폰 게리케 동상

 

마그데부르크가 '오토의 도시'로 불리게 된 데는 오토 황제 말고 또 한 명의 오토가 있습니다.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구교와 신교가 맞붙은 30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한 오토 폰 게리케 시장입니다. 그는 마그데부르크의 시장이면서 동시에 반구 실험으로 대기압의 크기를 보여준 물리학자로도 유명합니다. 오토 시장은 반구를 가운데 놓고 양쪽에서 말이 끌어당기는 실험을 통해 대기의 압력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오토 조각상을 바로 마주하고 있는 구시청사의 청동문의 조각도 살펴봅니다. 오토상과 청동문은 모두 독일의 조각가 하인리히 아펠의 작품입니다.

 

 

 

성 요하니스 교회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방문했다고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교회 마당에 루터 동상이 서있습니다.

마그데부르크는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프로테스탄트로 개종했으며, 루터가 여기를 방문해 설교한 후 불과 며칠 만에 거의 대부분의 시민이 개종하는 열렬한 성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30년 전쟁에서 구교에게 도시 전체가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그데부르크 대성당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전에 지어진 성당입니다. 오토 1세가 신성로마제국을 세우면서 도시는 점차 발달하고 교회도 지어졌습니다. 오토 황제는 죽어서 아내와 함께 이곳 대성당에 묻혔습니다. 성당은 초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1207년 대화제로 소실되고 1500년 경 현재의 고딕 양식으로 새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대성당에는 오토 황제의 무덤 외에 비밀의 방에 조각된 아름답고 정교한 열 처녀 조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성서에 등장하는 열 처녀의 비유를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언제 올 지 모르는 예수님을 미리 준비하며 기다리던 지혜로운 5명 처녀의 웃는 모습과 미처 준비하지 못해 허둥지둥 울상 짓는 5명 처녀의 모습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의 가우디라 불리는 훈데르크 바서의 그린시타델을 돌아보았습니다. 자연친화적이고 실용적인 그의 건축미가 돋보입니다.

이 건물은 호텔과 아파트, 상가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건물인데, 건축치료사로도 불린 훈데르크바서의 예술관에 따라 직선이 아닌 곡선, 아름다운 색채, 사람과 어우러지는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색채의 미술사'로 불리는 훈데르크 바서의 작품답게 화사하고 밝은 색깔과 조형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보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그린시타델의 화장실은 훈데르크 바서의 실용적인 예술미를 직접 경험해보는 재미있는 기회였습니다. 

 

 

신성로마제국이 시작된 역사 도시 마르데부르크는 고풍스런 대성당, 신 구교가 대립했던 종교전쟁의 흔적, 훈데르크 바서의 예술미까지 역사 문화 예술을 한꺼번에 만나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알찬 볼거리와 함께 거리의 개성 넘치는 건물들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모양이 제각각인 아파트 베란다는 경제성과 효율만으로 건축을 바라보지 않는 접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시 분위기도 한결 개성넘치고 밝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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