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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

4월에 가볼만한 봄꽃여행지 5 : 잠두리 옛길, 고창 청보리밭, 개심사 청벚꽃...

by 도토리초록별 2020. 4. 11.


4월은 초록의 풀과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고, 알록달록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겨울을 밀어 낸 봄기운이 가득한 자연 앞에서는 우리들도 절로 봄에 물듭니다. 4월의 봄기운을 톡톡히 느껴볼 만한 놓치지 아까운 봄꽃 여행지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4월이 되면 그리워지는 제가 아끼는 여행지들입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라 한적하고 고즈넉하게 여행하기 좋습니다.   


무주 잠두리옛길 

 

2019.4.17 무주 잠두리 옛길

 

비단강 금강을 따라 연초록 새순과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강변길이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있습니다. 전북 무주의 잠두리 옛길입니다. 예전에는 차가 다니던 길이지만 지금은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자박자박 걷기 좋은 강변길입니다. 금강이 유유히 흐르는 길 옆으로 연초록 새이파리들과 함께 조팝나무, 개복숭아 꽃이 피어나고 산벚꽃나무가 벗이 되어주는 길입니다. 오래도록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근처에 있는 벼룻길도 함께 다녀오기 좋습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만한 작은 벼랑길을 따라 걷는 코스입니다. 한쪽은 벼랑, 다른 한쪽은 강물이 흐르는 작은길입니다. 각시바위를 통과하는 어두컴컴한 동굴 길은 사람들이 일일이 정으로 뚫어서 만든 길이라고 합니다. 길을 열기 위해 애썼던 삶의 흔적이 느껴져 애틋합니다. 연둣빛 신록이 물그림자로 또 한 번 빛나는 소박하고 정다운 길입니다. 잠두리길과 벼룻길은 무주의 도보길인 예향천리 금강길 중 일부 구간입니다. 

 

2019.4.17 무주 벼룻길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 

 

 

싱그러운 초록 물결이 일렁이는 고창 청보리밭은 가볍게 봄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예부터 보리농사가 잘되기로 유명한 고창에 자리 잡은 학원농장은 연간 보리생산량이 400톤에 이르는 대규모 보리 경작지인 동시에 아름다운 경관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경관농업을 개척한 곳입니다. 15만 평에 이르는 연둣빛 청보리밭 사이로 노란 유채꽃밭이 어우러진 광활한 청보리밭 풍광은 우리 마음까지 푸릇푸릇 물들여 줍니다.

 

2017.4.26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

 


강진 다산초당과 백련사 동백꽃 숲길

 

2013.4.11 다산초당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숲길은 역사의 흔적이 가득한 사색과 명상의 길입니다. 4월에는 붉게 핀 동백꽃이 피어나는 비밀의 숲이 펼쳐집니다. 다산초당은 조선의 실학자인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선생은 이곳에서 10여 년을 머물며 후학을 지도하고, 목민심서를 포함해 500여 권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다산초당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백련사는 귀족 불교에 대항해 일어난 민중불교운동인 백련결사운동(1236년)의 주창지로 알려진 사찰입니다. 백련사 바로 옆에 동백나무 7천여 그루가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151호로 지정된 울창한 동백숲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4월에 동백꽃이 피어날 때면 나뭇가지에도 바닥에도 붉은색 장관이 펼져집니다.



태안 천리포수목원 목련

 

2016.4.14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의 4월은 목련이 주인공입니다. 투명한 자주빛의 화려한 불칸 목련, 실크처럼 보드라운 에릭 사빌 목련, 큰별 목련 등 이름조차 생소한 화려하고 독특한 목련들이 꽃등을 켠 듯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1만 4천여 종의 국내 최다 식물종 보유 수목원이자 국제 수목 학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받은 천리포수목원은 500여 종의 목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목련 수목원으로는 독보적인 곳입니다. 1945년 해군 장교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후 한국에 머물다 1979년 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귀화한 고 민병갈 원장(Carl Ferris Miller, 1921-2002)이 사재를 털어 일군 이 곳은 그의 한국 사랑, 목련 사랑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수목원이 태안의 바닷가와 맞닿아 있어 목련꽃 감상과 함께 바다를 둘러보기도 좋은 곳입니다. 

 


서산 개심사 청벚꽃과 왕벚꽃 

 

2016.4.23 개심사 청벚꽃



서산 개심사는 주변 산세와 잘 어우러져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사찰로, 마음이 열리는 곳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입구에는 사계절 푸른 쭉쭉 뻗은 소나무들의 싱그러운 기운이 감도는 개심사에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특별한 꽃잔치가 시작됩니다. 국내에서 몇 그루 찾아보기 힘든 청벚꽃이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은은한 아이보리색 꽃잎에 연두색 줄이 살짝 그어져 있는 청벚꽃은 사랑스러운 느낌의 분홍색 왕벚꽃 나무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봄빛을 만들어 냅니다.        
울퉁불퉁한 자연석 기단, 휘어진 나무줄기를 그대로 이용한 자연미 넘치는 개심사의 전각들은 개성이 넘칩니다. 해강 김규진의 상왕산 개심사 현판과 보물로 지정된 조선전기 양식의 대웅전 건물까지 볼거리가 넘치는 개심사에서 청벚꽃과 왕벚꽃이 어우러진 봄날의 풍경은 놓치기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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