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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8

묵호항 논골담길 벽화마을과 묵호등대 1년 전 이맘때 3월의 어느 날, 바다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오는 동해시 묵호항 언덕의 논골담 벽화마을에 갔었다. 바닷가 언덕의 전망 좋은 곳이라고 하면 흔히 멋지고 세련된 공간을 연상하는데 이 마을은 기대를 저버린다. 좁은 골목 사이로 쇠락한 낡은 집들이 이어지는 마을의 분위기는 도시의 달동네를 닮았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좁은 골목을 누비며 묵호등대까지 오르는 길은 어촌마을 사람들의 삶이 생생한 골목벽화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묵호항 앞에서 논골담 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여럿이다. 논골 1길, 논골 2길, 논골 3길, 등대오름길 중 어떤 길을 선택하든 등대로 이어지고, 중간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골라 걸으면 된다. 벽화의 주인공들은 오징어, 명태 등 묵호 바다.. 2020. 3. 22.
3월에 걷기 좋은 하동 슬로시티 토지길 지난 3월 12일, 하동 악양에 있는 ‘박경리 토지길’을 걷고 왔다. 매화꽃이 하얗게 피어난 고즈넉한 시골길을 걸으며 봄기운을 느끼고 싶었다.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힘들고 위축된 상황이라 더더욱 몸과 마음에 휴식이 필요한 때기도 했다. 게다가 박경리 대하소설 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라 문학적 호기심까지 더해지며 설레는 맘으로 하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경남 하동의 악양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도시다. 슬로시티는 느림의 철학을 표방하며 성장보다는 성숙, 양보다는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며 느림과 작음,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국제운동이다. 국내에도 증도, 청산도, 담양 창평, 예산 등 15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악양은 야생차밭에서 나는 녹차, 대봉감 같은 지역의 슬로푸드, 섬진강과 지리산을 끼고 자연에 깃들.. 2020. 3. 17.
그리운 바다, 정동심곡바다부채길 바다가 그리운 어느 봄날, 강원도의 정동진으로 떠났습니다. 동해의 깊고 푸른 기운을 느껴보고 싶어서입니다. 목적지는 강릉의 정동심곡바다부채길. 정동진항부터 심곡항까지 거친 해안절벽 옆을 따라 걷는 해안길로,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걸을 수 있어 바다의 기운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곳입니다. 오랜 기간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있어 일반인들은 갈 수 없다가 국토부 개발사업에 선정돼,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오랜 협의를 거쳐 드디어 2017년 6월부터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 바닷가 절벽 아래 해안길입니다. 게다가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안단구가 남아 있어 길의 가치가 더해집니다. 제가 간 날은 3월 하순으로, 바람은 좀 불었지만 날은 화창하고 걷기에 적당했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와 본 곳이지만.. 2020. 3. 11.
[3월에 가볼만한 곳] 구례 화엄사의 비밀정원, 구층암과 길상암 3월 중순, 봄기운을 찾아 떠난 구례 화엄사에서 숨겨진 보물, 구층암과 길상암을 발견했습니다. 화엄사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지리산 자락의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국보급 보물이 가득하고 3월 말 4월 초면 불타는 검붉은색의 각황전 홍매화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지리산 화엄사가 아닙니다. 화엄사 뒤쪽 숲 속에 숨어있는 작은 부속 암자인 구층암과 길상암을 만나러 갑니다. 화엄사 뒤쪽으로 푸른 대숲을 지나 개울을 건너자 구층암이 나옵니다. 대숲을 경계로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크고 웅장한 화엄사와 대조되는 소박한 암자가 나타납니다. 아담한 경내에 들어서면 정면의 천불전을 중심으로 양쪽에 요사채와 삼층석탑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요사채의 기둥이 독특합니다.. 2020. 3. 7.
[3월에 가볼만한 곳] 섬진강 강변길 봄이 그립습니다! 올해는 봄이 더 애타게 기다려집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빨리 봄이 오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좋겠습니다. 환자들은 무사히 낫고, 고생 중인 방역당국과 의료진들은 조금만 더 힘내시길 응원합니다. 평범한 일상이 멈춘 코로나 정국에서 생업에 곤란을 겪고 몸과 마음이 움추러든 우리들도 다가오는 봄기운에 기운을 내고 희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3월에 가볼만한 곳, 봄기운을 제대로 받기 좋은 곳으로 구례, 하동 일대의 섬진강 강변길을 소개합니다. 어느 해 3월 중순, 섬진강 강변길을 걸으러 전남 구례에 갔습니다. 봄의 전령사 매화와 산수유, 섬진강 물줄기와 어우러진 강변 모래톱이 보고 싶었거든요. 봄의 기운을 받으러 떠난 길입니다... 2020. 3. 6.
코로나와 풍랑을 넘어서, 보성 장도 아슬아슬하게 풍랑주의보를 피해 꼬막 섬, 장도를 다녀왔습니다. 갯벌섬 장도를 무사히 입도할 수 있을까. 당일 아침까지 마음을 졸였다. 장도가 있는 여자만 일대는 3일 전부터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기 때문이다. 먼 섬은 아니지만 예보가 바뀌지 않으면 배는 뜨지 않는다. 아침 일찍 섬에 갈 준비를 마치고 호텔 앞 국밥집에서 순댓국과 콩나물국밥을 먹다가 해경 벌교 출장소에 연락해 본다. 새벽에 풍랑이 해제되었단다. 우리 일행은 환호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상진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장도는 벌교 꼬막의 70%가 나는 꼬막섬이다. 일대가 다 갯벌로 국가가 보호하는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벌교에서 장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갯벌이 발달한 지형 때문에 물때에 따라 배가 운행하는 시간이 매일 바뀐다. 그래서 장도에 갈.. 2020.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