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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8

섬진강이 말을 걸다, 구담마을 진뫼마을(임실) 처음 섬진강 오지마을인 구담마을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전북 임실의 구담마을은 섬진강이 부드럽게 감싸고도는 강변마을이다. 방문했을 때는 3월 말로 봄볕이 구석구석 닿은 강변과 마을의 느낌이 평화로웠다. 철 지난 억새가 흔들리는 강둑에는 초록 풀들이 번지고 햇빛을 받은 강물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오붓한 강변길을 거닐며 만나보던 마을의 느낌이 좋아 이후에 여러 차례 발길을 더했던 곳이다. 딱 이맘때, 3월 말에서 4월 초면 하얀 매화꽃이 더해져 강변 풍경이 화사하게 빛나던 구담마을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지금 구담마을로 달려갈 수 있다면, 제일 먼저 구담마을 한쪽 끝에 있는 당산나무 언덕에 올라 굽이치는 섬진강 물줄기를 바라보고 싶다. 전북 진안 데미샘에서 작은 물방울로 솟아 여기까지 흘러온 섬진강은 .. 2020. 4. 7.
(산책 일기: 관악산의 봄) 20200403 아직은 연두, 진달래 활짝 집 뒷산 관악산에 올랐다. 바람이 제법 분다. 그래도 봄기운이 가득하다.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아파트 둘레길엔 며칠 사이에 벚꽃이 활짝 폈다. 산수유와 매화가 지는 옆으로 개나리가 절정이다. 바깥공기가 상쾌하다.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낀 채 걷고 있다. 그래도 표정은 좋아 보인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도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나며 집 안에 갇혀 지내는 생활에서 동네 산책은 몸도 마음도 넉넉해지는 소중한 일상이다.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국어사전에 보면 ‘산책은 느긋한 기분으로 한가롭게 거니는 것‘이라고 한다. 나의 경험에 비춰볼 때 느긋한 마음과 걷는 행위가 동시에 이뤄지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과 마음의 상태가 어우러질 때 두뇌도 삼박자로 작용하나 보다. 산책은 기분을 밝게 .. 2020. 4. 4.
봄꽃이 화사한 당진 안국사지 삼존불상 꽃 피는 봄에 조용히 다녀오기 좋은 문화유적지로 충남 당진의 안국사지를 소개합니다. 안국사는 고려 시대에 크게 번창했다는 기록이 전해지지만 지금은 빈 절터에 불상과 석탑만이 역사의 흔적을 말해주는 곳입니다. 4월이 시작하는 첫날, 당진 안국사지를 다녀왔습니다. 큰 도로에서 좁은 마을길로 접어들어 작은 저수지를 지나면 작은 언덕 위로 삼존불상과 석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럼 잘 찾아오신 겁니다. 그 앞에는 소나무와 큰 바위 문이 있는 작은 쉼터 공간도 보입니다. 안국사지는 여기서 위로 더 올라가야 나온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절터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으니 오늘은 불상과 석탑이 있는 공간만 한 바퀴 둘러봅니다. 불상은 삼존불로 키가 큰 본존불을 중앙에 두고 좌우에 협시보살이 서 있는 모습입니다. .. 2020. 4. 2.
힐링 바다여행, 안면도 삼봉해변 며칠 전 바다를 그리워하는 친구와 함께 안면도 삼봉해변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는 배를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에 가고 싶어 했지만 그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섬 출입을 자제할 때라 차선책으로 사람 없는 바닷가를 찾아가 잠시 쉬고 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떠난 곳이 충남 태안의 삼봉해변입니다. 충남 태안의 안면도는 섬이긴 하지만 다리가 놓여있어 섬이란 생각이 잘 들지 않는 곳입니다. 육지와 안면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길지 않아 잠시 한눈을 팔면 언제 안면대교를 건넌지도 모르고 지나갈 정도니까요. 섬은 왠지 멀리 외진 곳에 있어야 할 것 같고, 섬까지 가는 길이 불편해야 섬에 갔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렇지 않으니 섬에 대한 설렘이 다소 약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면도는 그런 약점을 상쇄할 만큼의 수.. 2020. 3. 28.
[서산 맛집] 주민들이 만드는 시골밥상, 여미오미농가레스토랑 여미리 유기방 가옥을 방문하는 길에 점심을 먹은 식당이다. 맛있게 먹은 곳이라 소개한다. 식당이나 음식 사진은 별로 안 찍는 편이라 참고사진이 몇 장 없는 점은 양해해주시길^^ 식당 이름은 여미오미농가레스토랑이다. 유기방 가옥 바로 근처에 있다. 차로 5분 거리. 여미리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이 만든 운산하우스달래협동조합이 식당과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을 같이 운영한다. 식당이랑 같은 마당에 위치해 있어 밥 먹고 장을 보기도 편해 보인다. 2018년에 협동조합을 만들고 민간 주도로 농가식당과 로컬푸드직매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선 배가 고파서 식당으로 바로 들어섰다. 일행들과 점심 특선인 여미오미 한상을 주문했다가,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나만 깻묵된장으로 메뉴를 바꿨다. 그 이유는 이.. 2020. 3. 26.
서산 유기방 가옥에 수선화가 활짝 충남의 100년 된 고택에 노란 수선화가 활짝 폈다. 1919년 세워진 서산 여미리의 유기방 가옥이다. 3월 24일, 고택을 둘러싼 야산이 온통 수선화로 노랗게 물든 유기방 가옥을 다녀왔다. 3월의 화사함이 가득했다. 올해 수선화 축제는 취소됐지만 활짝 핀 수선화를 보러 온 발길들이 조금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때라 많은 인원은 아니고,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고택을 찾은 몇몇 사람들이다. 소나무가 우거진 야산을 배경으로 남향에 자리 잡은 유기방 가옥은 집을 둘러싼 U자 형태의 둥근 토담이 멋진 곳이다. 이런 토담과 한옥의 배치는 충남 지방의 독특한 가옥 형태로 향토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충청남도의 민속문화재 제2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근처에 있는 유상묵 가옥도 비슷한 형태로 같은 유.. 2020.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