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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일기) 숲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다 2020년 4월부터 5월까지 관악산 산책로 초록 식물 관찰일기 올봄에 집 근처의 관악산 산책로를 자주 걸었다. 등산 수준은 아니고 가볍게 산책하는 코스로 다녔다. 내 걷기 수준에 맞는 만큼만 걸었고 오고 가는 길에 숲에 핀 나무와 꽃을 관찰하는 게 즐거웠다. 신종감염병으로 외부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여건이지만 오히려 새로운 것을 많이 발견하고 배우는 시간이 됐다. 매번 같은 코스로 관악산 산책로를 걷다 보니 숲의 변화가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3월에는 흙빛과 거무스레한 나무줄기들이 숲을 채우고 있어 다소 칙칙한 풍경이다. 4월에 들어서자 연둣빛 새순들이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초봄 연두의 밝고 상큼함은 겨울을 이겨낸 봄의 생환을 알리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연둣빛 새순과 함께 .. 2020. 6. 22.
연둣빛 세상, 봉화 청옥산 숲길 봉화 청옥산 숲길은 처음 방문하자마자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숲길의 요소들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숲에는 여기저기 작은 풀꽃이 피어나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이어지고 걷는 내내 맑은 계곡이 곁을 지켜준다. 걷는 코스도 그리 힘들지 않아 누구라도 등산의 부담 없이 가벼운 트레킹으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숲길을 걷는 중간에 쉬어 갈 만한 적당한 쉼터들도 마음에 든다. 지난 5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집 밖을 나서기 두려울 때 인파를 피해 고즈넉하게 다녀올 만한 곳으로, 맑은 공기와 한적한 푸른 숲을 찾아 청옥산 숲길을 다녀왔다. 청옥산 숲은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의 경계에 위치한다. 정상은 해발 1277m로 꽤 높다. 하지만 숲을 걷기 시작한 부분이 이미 해발 800m로 올라 .. 2020. 6. 18.
흐르는 강물처럼,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며칠 전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연두에서 초록으로 조금씩 짙어져 가는 봄빛을 감상하며 유유히 흐르는 금강의 물줄기를 따라 걷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원한 강바람, 푸른 숲 기운에 싱그러운 초록에너지가 가슴속 깊이 충전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금강둘레길은 소나무 숲이 울창한 송호관광지에서 걷기 시작합니다.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은 송림에서 출발해 강선대, 함벽정을 지나 수두교를 건너고 다시 송림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입니다. 강변을 따라 걷는 6km 거리의 길에는 빼어난 경치와 옛사람들이 풍류를 즐기던 아름다운 정자들을 만날 수 있어 자연과 함께 옛 문화를 느껴보기도 좋습니다. 양산팔경은 충북 영동의 양산지역을 흐르는 금강변의 아름다운 절경 여덟 개를 꼽은 것입니다. 오늘 걷는 길에 2경 강선대,.. 2020. 5. 29.
할레에서 헨델의 흔적을 만나다 헨델의 고향, 할레를 다녀왔습니다. 헨델은 바흐와 함께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빛낸 뛰어난 음악가입니다. 독일 동부의 작센 주에 위치한 할레는 라이프치히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헨델이 태어난 곳으로 매년 헨델 페스티벌이 열리는 음악의 도시입니다. 마르틴 루터의 흔적도 느낄 수 있습니다. 루터의 데스마스크와 손자국이 할레의 마르크트 교회에 남겨져 있거든요. 또한 헨델과 동시대를 산 바흐의 자취도 남아있는 역사 문화의 향기가 그윽한 곳입니다. 반나절 가량의 짧은 시내투어로 할레의 구시가지 광장에 위치한 쌍둥이 첨탑이 눈에 띄는 마르크트 교회(마리엔교회), 붉은 탑(시계탑), 헨델 동상, 골목으로 5분여만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헨델 박물관(헨델생가)을 돌아보며 헨델의 삶과 인생, 할레를 거쳐간 .. 2020. 5. 2.
(독서 일기) 여행을 즐기는 나는 방랑자인가, 탐험가인가 ; 김명철의 <여행의 심리학> 여행에 정답은 없다. 성격에 따라 저마다 즐기는 여행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하는 편이다. 어떤 때는 일정이 빡빡한 문화탐방 여행이 알차고 뿌듯한 날이 있는가 하면, 경치 좋은 자연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유유자적 쉴 수 있을 때 “바로 이거야” 하며 휴식 여행을 최고로 치기도 한다. 내가 처한 여건에 따라 다른 거겠지 추정하면서도 나의 여행 취향과 여행 패턴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러다 발견한 책이 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심리학자가 쓴 책이다. 심리학으로 조명한 여행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뭔가 나의 여행의 취향과 여행의 성격을 제대로 밝혀줄 것 같아 기대된다. 우선 우리가 왜 여행을 하는지 동기를 파헤쳐본다. 메밀랜드 대학의 이소 아홀라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유래한 접근-회피 동기 개념을 이용해 “.. 2020. 4. 28.
봄꽃으로 물들다,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 4월이 되면 언제 필까 슬슬 기다려지는 꽃 손님은? 취향은 제각각이지만 많은 이들이 먼저 떠올리는 건 벚꽃 아닐까 싶다. 잎이 나기 전에 꽃이 먼저 피어나는 흰 벚꽃은 칙칙한 겨울과 대비되는 밝고 화사한 기운이 강렬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그래서 벚꽃 구경은 봄을 확인하는 연례행사로 다가오는지 모른다. 그런데 올해는 전염병 때문에 벚꽃 구경을 맘 편히 못하고 떠나보냈다. 봄은 왔지만 봄이 잘 느껴지지 않는 건, 코로나19로 겪는 어려움뿐 아니라 꽃구경을 못해서인지도 모른다. 아쉽지만 올해는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다. 모두 함께 안전하게 전염병의 위험을 넘기는 게 중요하니까. 대신 내년 봄을 기약하자. 지금쯤 겹벚꽃과 영산홍의 콜라보가 황홀하게 펼쳐지고 있을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의 봄풍경.. 2020.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