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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현장,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 마르틴 루터가 면죄부를 발행한 부패한 교회권력을 향해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면서 종교개혁의 깃발을 꽂은 도시 비텐베르크를 방문했습니다. 1517년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이자 사제였던 루터는 가톨릭 교회가 면죄부를 팔아 돈을 모으고 교회 부패가 만연하자 이에 항의하며 반박문을 발표합니다. 당시에 의견을 제기하던 관행대로 일종의 게시판인 비텐베르크 대학의 성교회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것입니다. 이는 유럽의 부패한 가톨릭 교회에 반기를 든 역사적 사건으로 이후 종교개혁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계기가 됩니다. 비텐베르크를 방문한 날은 8월 말로 신록이 푸른 화창한 날입니다. 본격적으로 도시 투어를 하기 전에 도시 입구에 있는 작은 공원에 들렸습니다. 키가 높은 푸른 참나무가 눈에 띕니다. 루터의 참나.. 2020. 4. 16.
4월에 가볼만한 봄꽃여행지 5 : 잠두리 옛길, 고창 청보리밭, 개심사 청벚꽃... 4월은 초록의 풀과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고, 알록달록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겨울을 밀어 낸 봄기운이 가득한 자연 앞에서는 우리들도 절로 봄에 물듭니다. 4월의 봄기운을 톡톡히 느껴볼 만한 놓치지 아까운 봄꽃 여행지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4월이 되면 그리워지는 제가 아끼는 여행지들입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라 한적하고 고즈넉하게 여행하기 좋습니다. 무주 잠두리옛길 비단강 금강을 따라 연초록 새순과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강변길이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있습니다. 전북 무주의 잠두리 옛길입니다. 예전에는 차가 다니던 길이지만 지금은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자박자박 걷기 좋은 강변길입니다. 금강이 유유히 흐르는 길 옆으로 연초록 새이파리들과 함께 조팝나무, 개복숭아 꽃이 피어나고 산벚.. 2020. 4. 11.
섬진강이 말을 걸다, 구담마을 진뫼마을(임실) 처음 섬진강 오지마을인 구담마을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전북 임실의 구담마을은 섬진강이 부드럽게 감싸고도는 강변마을이다. 방문했을 때는 3월 말로 봄볕이 구석구석 닿은 강변과 마을의 느낌이 평화로웠다. 철 지난 억새가 흔들리는 강둑에는 초록 풀들이 번지고 햇빛을 받은 강물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오붓한 강변길을 거닐며 만나보던 마을의 느낌이 좋아 이후에 여러 차례 발길을 더했던 곳이다. 딱 이맘때, 3월 말에서 4월 초면 하얀 매화꽃이 더해져 강변 풍경이 화사하게 빛나던 구담마을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지금 구담마을로 달려갈 수 있다면, 제일 먼저 구담마을 한쪽 끝에 있는 당산나무 언덕에 올라 굽이치는 섬진강 물줄기를 바라보고 싶다. 전북 진안 데미샘에서 작은 물방울로 솟아 여기까지 흘러온 섬진강은 .. 2020. 4. 7.
(산책 일기: 관악산의 봄) 20200403 아직은 연두, 진달래 활짝 집 뒷산 관악산에 올랐다. 바람이 제법 분다. 그래도 봄기운이 가득하다.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아파트 둘레길엔 며칠 사이에 벚꽃이 활짝 폈다. 산수유와 매화가 지는 옆으로 개나리가 절정이다. 바깥공기가 상쾌하다.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낀 채 걷고 있다. 그래도 표정은 좋아 보인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도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나며 집 안에 갇혀 지내는 생활에서 동네 산책은 몸도 마음도 넉넉해지는 소중한 일상이다.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국어사전에 보면 ‘산책은 느긋한 기분으로 한가롭게 거니는 것‘이라고 한다. 나의 경험에 비춰볼 때 느긋한 마음과 걷는 행위가 동시에 이뤄지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과 마음의 상태가 어우러질 때 두뇌도 삼박자로 작용하나 보다. 산책은 기분을 밝게 .. 2020. 4. 4.
봄꽃이 화사한 당진 안국사지 삼존불상 꽃 피는 봄에 조용히 다녀오기 좋은 문화유적지로 충남 당진의 안국사지를 소개합니다. 안국사는 고려 시대에 크게 번창했다는 기록이 전해지지만 지금은 빈 절터에 불상과 석탑만이 역사의 흔적을 말해주는 곳입니다. 4월이 시작하는 첫날, 당진 안국사지를 다녀왔습니다. 큰 도로에서 좁은 마을길로 접어들어 작은 저수지를 지나면 작은 언덕 위로 삼존불상과 석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럼 잘 찾아오신 겁니다. 그 앞에는 소나무와 큰 바위 문이 있는 작은 쉼터 공간도 보입니다. 안국사지는 여기서 위로 더 올라가야 나온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절터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으니 오늘은 불상과 석탑이 있는 공간만 한 바퀴 둘러봅니다. 불상은 삼존불로 키가 큰 본존불을 중앙에 두고 좌우에 협시보살이 서 있는 모습입니다. .. 2020. 4. 2.
신성로마제국의 출발, 마그데부르크 독일의 작센안할트주의 중심 도시인 마그데부르크를 방문했습니다. 옛 동독의 주요 도시들을 돌아보는 독일 일주 여행 중 들린 곳입니다. 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의 로스톡과 바르네뮌데에서 시작해, 호숫가의 아름다운 고성이 있는 슈베른을 거쳐 이제 마그데부르크에 도착한 길입니다. 방문한 날은 2016년 8월 27일입니다. 마그데부르크는 신성로마제국를 세운 초대 황제인 오토 1세의 도시입니다. 독일 최초의 고딕식 건축물로 꼽히는 마그데부르크 대성당, 루터가 설교했다고 알려진 요하니스교회가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건축가이자 화가인 훈데르크 바서의 건축물 그린시타델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오토 1세는 마그데부르크를 근거지로 신성로마제국을 세웠습니다. 기독교 제국을 표방하며 세워진 신성로마제국은 중세부터 근대까지 유럽.. 2020. 3. 31.